💩 밟은 날(비유 아님)
XXoda· 2026. 9. 3. 오후 01:42 · 조회 27
가끔씩 그런 생각을 해봐요. 오늘은 세월이 지나서도 기억될 날일까? 좋은 일로든 나쁜 일로든.
요가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오늘은 기가 막히게 좋은 날로 오래 기억될 게 틀림없었어요. 그 어렵다는 머리 서기(시르사사나)를 성공했거든요. 물론 너무 두려워서 스승님의 손가락에 살짝 기댔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😅
이제 열심히 수련한 하체를 러닝으로 풀어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차에 타려는 순간 왼쪽 신발 바닥에 마른 나뭇잎이 잔뜩 붙어있는 걸 봤어요. 아무 의심 없이 손을 뻗어 떼어내려는데...😭😭😭😭
때이른 낙엽이 잔뜩 쌓여있던 길가에 주범이 누군지도 모를 질척한 💩덩어리가 숨어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. 차를 타며 그걸 제대로 밟았고 그 다음의 대참사에 대한 묘사는 PTSD가 올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요. 요가로 산발이 된 머리에 💩범벅이 돼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패닉 상태에 빠져 있던 제 앞으로 때마침 길고양이 한 마리가 유유히 지나갔어요. 저한테 '영광인 줄 알아 이것아'라고 말하는 줄.
결국 러닝도 못하고 멀쩡한 신발도 내다 버리고 수십 번을 씻고 또 씻은 손을 계속 킁킁대며 굳이 냄새맡는 바보 짓을 몇 시간 째 하고 있는 중입니다. 어쨌거나 저쨌거나 앞으로 절대 잊을 리가 없는 하루인건 분명해요.
우리 고수님들은 오래 기억될 하루를 보내셨나요?